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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는 봄철 유행하는 감염질환에 취약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

봄철에 증가하는 감염질환은 특히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학교나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 속에서 전파될 수 있는 감기, 장염, 수족구병, 뇌수막염 중에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상태가 호전되는 질환도 있지만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 감염병 중 가장 흔한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가 감염 원인으로, 5세 이하 영유아는 면역 체계가 미숙해 자주 걸리기 쉽다. 중이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데다 40도 이상의 고열, 호흡곤란이나 심한 쌕쌕거림, 경련, 탈수나 의식이 처지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이럴 땐 진료가 필요하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개인위생을 관리하고 면역력을 증진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손 씻기 생활화와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등의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이 도움이 되며 일교차가 심한 시기엔 체온을 잘 유지할 필요가 있다.

설사와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장염도 봄철 영유아에게 흔히 나타는 감염병이다.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으로 다양하지만 생후 6~24개월 영아에게는 주로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급성 장염이 많이 발생한다. 한상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가정에서는 미지근한 보리차나 전해질 음료를 티스푼으로 조금씩 자주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며 “구토가 가라앉으면 쌀미음, 죽, 바나나 등 속이 편한 음식부터 먹이되, 유제품은 설사를 악화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장염 증상은 대체로 3~7일 내 호전되어 대변 횟수와 구토가 줄고 식사도 다시 원래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이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탈수 증상이 심해져 입안이 마르거나 눈물이 안 나오고 소변이 줄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설사에 피가 섞이거나 복통이 심할 때, 39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5세 이하 아이에게 발생하기 쉬운 질환으로는 수족구병도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질환으로, 대부분 1주일 이내 호전되지만 드물게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미열과 입안 통증이며 손, 발바닥, 엉덩이, 무릎, 팔꿈치 등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점차 물집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수족구병은 7~10일이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는데, 자극 없는 음식과 수분 공급으로 탈수가 일어나지 않게 지켜봐야 한다. 드물게 증상이 심해져 고열과 구토, 두통, 호흡곤란, 경련이 나타나거나 목이 경직되고 팔다리에 힘이 없어 비틀거리는 모습이 발견되면 신경계 합병증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비교적 발생 빈도는 낮지만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뇌수막염은 봄에 유행하는 감염질환 중 위험성이 높다.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뇌를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소아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세균성일 경우 치명률이 높다. 대표적인 증상은 고열, 심한 두통, 구토, 목 경직 등이며 의식 저하나 경련, 축 늘어짐, 피부에 출혈성 발진이 동반되면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체로 경과가 좋은 편이며, 세균성 뇌수막염은 예방접종이 가능하므로 ‘뇌수막염균 인플루엔자 B형’ 및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한상수 교수는 “대부분의 봄철 소아 감염질환은 적절한 예방과 초기 대응으로 심각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며 “아이의 상태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영유아는 증상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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